작성자 :수현맘

등록일 :2002-07-09 09:20:41

조회수 :12,282

이현정입니다. 이제 아이디를 수현맘으로 통일할까 합니다.
아침 9시 20분에 잠실에서 몇몇분을 처음 뵈었습니다. 다들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경험을 주고자 한다는 공동의식이 있어 쉽게 어울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서요. 공방까지 1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은 비가 갠 후라 풍경이 좋았답니다. 서울에서 1시간만 벗어나도 흙냄새, 풀, 나무 등에 푹 파묻힐 수 있는것을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마을회관 앞에서 내려 15분 정도를 걸어 공방 가는 길은 전형적인 시골길입니다. 가다가 트럭 운전하는 아저씨가 풍선으로 만든 동물모양을 몇몇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니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구요, 가면서 도시와 다른 집들을 보여주며, 옛날에 엄마가 저런데 살았다니까 수현이는 '나도 알아. 여인천하 같은 것 말이지?'라고 합니다. 가다가 오리(청둥오리 같은 것도 있었구요) 키우는 집 마당에 들려 오리도 보고, 산딸기도 실컷 따먹고, 흙길에 고인 물위로 떠다니는 소금쟁이도 보고 하면서 공방에 도착했습니다.
후두둑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대하시는 태도나 흙, 피리, 소리, 자연 등을 접하고, 깨우치게 하시려는 모습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수현이가 흙 만지는 것을 좋아하리라 신청했는데, 의외로 수현이가 관심을 보이지 않아 엄마 흙공예가 되었습니다만 뒷산에 잠시 올라갔다 온 것, 공방 구경, 흙피리가 구워지는 모습을 본 것들은 오래 기억에 남으리라 기대합니다.
수현이가 감기로 열이 올랐을 때 인아어머니께 죽을 얻어 먹일 수 있어 맘이 놓였습니다. 다음에 뵈면 보답해 드려야 할텐데... 죽, 잘 먹었습니다.
수현이가 피리의 일종인 훈을 잘 불어 놀랐는데(소리가 쉽게 나지 않는 피리라서요) 집에 와서 다시 시켜보니 자기 목소리를 낸 것이었답니다.
즐거운 한 주 되시고, 생명의 숲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