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봉황

등록일 :2002-10-10 23:30:21

조회수 :12,446

재작년이었나..일본에서 온 무슨극단인지가 공연한 그림자극 빨간도깨비를 본 적이 있었죠.
미달이랑 김연경인지..나와서 사회봤던게 옥의 티였다고 투덜댔던게 생각나네요.
아이가 그땐 어려서였는지..이번에 보러 가기전에 이야기를 해주면서 물어보니까 기억을 잘 못하더군요.
그런데도 그때의 팜플렛을 보여주니까 그림은 기억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롯데월드를 갔는데 환타지극장에서 빨강이와 파랑이를 하길래 사다리 공연 보러가기 전에 워밍업이나 시켜주자..하면서 보러갔습니다.
그곳은 장점은..아주싸게.아주 짧은 시간에 요점만 콕콕 짚어서 보여주고 끝난다는 것입니다.
내용도 원작과는 약간 다르지만 어쨋든 전 원작과는 조금 다른 결말이 더 포근하다고 느끼긴 했습니다만(그래도 원작지향주의이기때문에 결과는 이게 더 만족스러울지 몰라도 결말이 시원하게 해결되면서 끝나니까 여운이 안남았다는 단점이 있더군요)..감동의 질을 따지자면 사다리 공연을 보면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던 이상하고 아름다운~~그 도깨비 노래의 편곡에서 도깨비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고 내용도 아이가 더 깊이 받아들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근데 문제는 아이가 롯데월드 공연이 더 재미있었다고 하는 것입니다만..보는 사람의 차이이기때문에 어느 공연이 나쁘다..좋다 할 순 없겠죠.

그날 제가 아는 언니를 꼬셔서 22개월 된 언니의 딸에게 문화적 경험을 일찍부터 쌓게 해줘야 한다며 1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에서 대학로까지 오게했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찡얼대던 그 아이가 엄마등에 업혀서는 고개를 쭉 빼고 뚫어지게 보더라구요.
처음 공연이었고..어두운 분위기때문에 조금 찡얼거렸을뿐 잔잔한 음악적 여운과 감동을 과연 받은것인지..생전 처음본 공연이란 것이 신기했는지..그 언니도 감탄하더군요.(뭐 감탄까지야..)

제목에서 보시듯.
도깨비 이야기입니다.
빨간도깨비와 파란 도깨비의 공연제목을 바꾼 것이 아니라..도깨비 이야기라는 큰 제목안에 옴니버스식으로 세가지의 도깨비 이야기가 들어간거라고 보시면 되요.
신문지로 노는건..극단 사다리의 무엇이 될까~~같은 장르(?)에요.
신문지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소품을 이용한 이야기..그리고 두번째는 놀기 좋아하는 도깨비에게 수수께끼로 위기를 모면하는 할머니 얘기..그리고 세번째가 빨간도깨비 파란도깨비에요.
지루하게 느껴지다가..금방 웃음을 주는 부분도 나오고..웃음을 주다가..감동을 주는 부분도 나오는데 실로폰으로 통통거리며 은은하게 퍼지는 배경음악과 국악기들을 이용한 음향(빈약하긴 하지만..규모에는 어울립니다)효과까지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보실 수 있으실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