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잠순이

등록일 :2002-05-11 00:07:43

조회수 :5,928

예술의 전당에서 5월 30일부터던가...
'여우야 뭐하니, 동산에 꽃피면 나하고 같이 놀자'를 공연합니다.
저는 이 공연을 지난 달에 봤거든요.
그래서 늦은 공연 후기를 올려봅니다.

우리 엄마 또래들이 어릴 적 놀았던 놀이 있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고무줄 놀이, 등등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는 골목 놀이들을 극으로 꾸며놓은 것인데요,
공연을 시작하기 30분전부터 배우들이 밖으로 나와서
아이들을 데리고 놀더군요.
처음에는 아이들도 머뭇머뭇 거리는데
조금만 지나면 배우들이 아니라
정말 시골 아이들처럼 느껴져서
엄마들이랑 아이들도 금새 친해지고 같이 놀게 됩니다.
연극보러 온게 아니라 정말 놀러온거 같더라구요.
한참 놀다보면 공연 시작 시간이 되거든요.
아이들은 공연보다는 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더 놀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외톨박이 여우가 산에서 혼자 지내면서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결국 마을로 내려와 마을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재밌게 노는 것으로 끝나는데요
아이들보다 제가 더 재밌게 봤습니다.

아..예전에는 저렇게도 놀았었지
기억도 떠올리며 아이들에게도 신나게 얘기해 주게 되더군요.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요즘에는 화려하고 첨단기기들이 동원한 무대들도 많고
그런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한편으로는 좋은 경험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은가 싶을 때도 있는데
이 공연은 평범하면서도
따뜻하고 즐거운 노래들이 가득한 시간들이었어요.

아이들과 함께 꼭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