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세가 된 둘째. 형이 하는 거라면 뭐든지 부러워보이는 따라쟁이랍니다. 작년부터 형아가 하는 D사 학습지로 수학공부를 시작한 아이에게 기계식 연산 말고 좀 더 재미있게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싶던 차에 블루래빗 수학동화를 선물받게 되었어요.

이야기는 빨간 털실로 목도리를 뜨고 계신 할머니에게 놀러 온 다람쥐가 목도리를 달라고 하는 것으로 시작되요.
빨간 목도리를 하고 숲 속을 다니며 자랑하는 다람쥐를 보며 친구들은 무척 부러워했지요. 그리곤 친구들도 할머니를 찾아가 더 긴 목도리를 떠 달라고 해요. 며칠 후 만난 친구들은 서로 자기 목도리가 더 길다며 뽐내다가 누구 것이 더 긴 지 대보기로 했지요. 다람쥐 것이 개구리것보다 짧았고, 또 도마뱀것보다 짧았어요.

세 개의 목도리를 줄에 달아 비교해보니 도마뱀의 목도리가 제일 길었죠.

그 때 초록 목도리를 몸에 두른 생쥐가 나타나 자기 목도리가 제일 길다고 말하자, 모두들 콧방귀를 뀌었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점을 맞추고 길이를 비교해 보니 정말 생쥐의 목도리가 가장 긴 게 아니겠어요?

그러다 갑자기 오소리가 나타나고, 깜짝 놀란 친구들은 사방으로 도망치는데 오소리의 발톱에 생쥐의 길고 긴 목도리가 걸려 버렸네요.

친구들은 간신히 풀숲으로 도망쳤지만,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모두 자기 목도리를 풀어서 길게 길게 이었고 오소리가 다가오자 목도리를 잡아 당겨 넘어지게 만든 틈에 생쥐를 구해 재빠르게 도망을 쳤어요.

다시 할머니를 찾아가 목도리를 떠 달라는 친구들에게 할머니는 이제 더 이상 실이 없다고 하셨죠. 그 때 생쥐는 자기의 초록 목도리를 내밀고, 친구들은 모두 똑같은 초록 목도리를 나눠 갖게 되었어요.

길이를 비교하는 이야기를 둘째와 함께 읽다보니 큰 애 1학년 때 길이 배우던 생각이 납니다. 작은 문구에서부터 아이의 키보다 훨씬 큰 집안의 벽이나 교실의 칠판 너비 등을 자신의 신체를 측정 단위로 하여 조사해 오라던 숙제가 있었거든요.

어젠 친구와 망치놀이를 하면서 누가 더 높이까지 못질을 하는 지 내기를 하던 둘째 아이가, "엄마, 이건 시작하는 데가 똑같으니까 공평하다. 그치? "하길래 함께 책 읽은 것을 기억하는구나 싶어 대견했어요. 길이든 높이든 정확한 비교를 하려면 기준이 같아야하잖아요. 못질을 마치고선 '내 키만큼 높이 박았다!'고 뿌듯해하는 아들을 보니 책을 통해 길이 비교의 개념 제대로 잡힌 것 같네요.

책은 단순히 길이 비교의 개념만 일러주는 것이 아니라, 친구간에 나눔을 보여주는 동화라서 책을 읽는 아이도 엄마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친구 앞에서 뽐내는 아이, 그런 친구를 질투하는 아이, 친구 사이에서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이 상황들 속에서 결국은 친구끼리 서로 돕고 나누는 것을 통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더불어 배울 수 있는 인성교육 동화라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