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momJY

등록일 :2003-04-12 04:07:39

조회수 :9,302

화창한 날씨를 시셈하듯 하루종일 추적 추적 내리는 비로 공연장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답니다.
이 점이 공연을 200배 즐기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였죠.
물론 제한된 공간과 천사들의 수를 생각하면, 주최 측에서도 공연의 일을 위해 인원 제한이 있겠지만.
오늘은 넘 재미있게'온 몸으로 느끼는 미술'을 체험한 하루였습니다.

많은 분들의 '흙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여벌의 바지와 완벽한 소품(?)을 준비해 갔었는데.
공연장 바닥을 뒤덮은 흙은 점도가 상당한 '찰흙'으로 그리 질퍽할 정도는 아니여서 지참한 소품은 가방안에 고스란히 묻혀 있었답니다.

두 부분으로 나뉜 공연장은 그야말로 엄마 이상으로 아이들 눈높이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천사들의 도움으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었지요.

화려한 무대 배경과 현란한 조명으로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던 여느 공연과는 완전히 다른 공연 전체의 이미지는 때묻지 않은 그 옛날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어요.
너무나 소박하고, 잔잔한 감흥을 주는 이야기와 놀이 활동들이 한동안 잊고 있던 한국인의 정서를 잠깨우 듯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답니다.

도자기로 유명하다던 '여주 이천'을 다녀와서도 찰흙을 대하기 힘들었었는데...
온통 흙으로 덮인 공간에서 맘껏 주무르고, 그리고, 만들다 보니 체험 학습이 따로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엇보다도 연못에 소원빌며 물결이 투영된 모습을 보던 것과 자연의 모습을 대표한는 듯한 '바투'의 이야기는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바투에게 아이들이 함께 '만두'를 빚어 전해 주었다면 극의 몰입을 더더욱 유도할 수 있었을 텐데.....)

관람 후 또 들어가겠다는 아이를 달래면서, 여러 소재를 이용한 지속적이 공연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맘으로 작가의 다음 공연까지 기대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