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재윤맘

등록일 :2003-05-18 11:49:53

조회수 :8,530

마침 노는 토요일이라 재윤아빠와 재윤이와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리는 꾸러기 음악회에 다녀왔습니다. 둘째 재성이는 엄마께 잠깐 또 맡기고... (엄마, 죄송해요)
어린이 대공원 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와 건대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가까운 곳에 새천년관이 있더군요.
잘 몰랐는데, 꾸러기 음악회는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 같았어요. 워낙 이런쪽에 문회한이도 보니...
사실, 음악회를 별로 가본 적이 없어서 약간은 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피아노 협주곡을 하기위해 지휘자 앞으로 피아노를 옮기는 과정에서 어찌나 웃기던지 마치 코미디의 일부분 같아서 나랑 재윤이 아빠랑 킬킬대며 웃었습니다.
아, 글쎄 지휘자 선생님은 계속 말씀을 하시는데, 여러명이 피아노를 막 옮기더니 급기야, 피아노 뚜껑을 쫙 여는 바람에 지휘자 선생님 얼굴이 정통으로 가렸지 뭐예요. 웃음소리가 안 들리는 걸로 봐서는 우리한테만 재미있게 느껴졌나 봅니다. 어쨌든 간에 긴장이 조금 풀어지고,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음악회의 주제는 베토벤이었습니다. 한곡 한곡이 끝날때마다 옆에 있는 인형과 지휘자 선생님이 곡에 대한 짧은 해설을 해주셔서 이해하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베토벤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땐 정말 좋았어요. 성우가 이야기를 해주고, 오케스트라는 중간 중간 음악을 들려주고... 유명한 그의 곡들을 이야기와 함께 들으니 한층 멋지더군요.
꾸러기 음악회인 만큼 관객들 층이 어려서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우는 아이 소리도 들리고, 어떨때는 지휘자가 뒤를 돌아서 조용히 하라고 입에다 손을 댈 정도였으니까요.
재윤이를 음악회에 데려 간 것은 처음이라 아이가 지겨워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재윤이도 나름대로 피아노 흉내도 내보고, 콘트라베이스 치는 것도 흉내 내면서 듣더군요. 중간중간 아는 곡이 나오면 같이 흥얼거리기도 하구요.
2부에서는 하모니카와 오카리나를 같이 배워보는 순서도 있었어요. 집에 악기가 있다면 가지고 오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거기서 직접 팔기도 합니다. 오카리나는 2천원 하모니카는 3천원이었어요. 캐스터네츠도 가지고 오더군요.
또, 중간중간 같이 노래를 부르는 순서도 있어서 음악회가 부담없이, 지겹지 않게 잘 흘러갔습니다. 아쉽다면 좀더 아이들이 많이 아는 노래였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앞으로..., 초록빛 바닷물에... 유아들이 많았는데 유아들에게는 조금 어려웠는지 따라부르는 노래 소리가 많이 안들렸습니다.
끝곡으로 교향곡 9번을 연주할때 합창단이 있었으면 더욱 멋있었을 것을 좀 아쉬웠습니다. 좀더 아이들을 위한 투자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요. 물론 아이들이 관객인 만큼 조용한 분위기에서 최고의 연주를 하기에는 좀 벅찰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꾸 아이들이 이런 기회를 접하면 아마 우리 아이들의 문화수준도 많이 UP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이서의 오붓한 외출, 그것도 문화산책... 아주 멋진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