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잠순이

등록일 :2002-04-26 13:59:14

조회수 :17,175

지난 일요일, 날씨가 참 좋았죠?
남편을 꼬드겨 아이들과 함께 정동극장을 찾았습니다.
보통 대학로 공연을 가다가 정동 극장은 첨이었는데
기다리는 시간 동안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게 참 좋더군요.

배우들의 얼굴 표정을 자세히 보여주고 싶어서
앞에서 두번째 줄을 예약하고 갔거든요.
아직 예매하지 않으신 분들은 되도록 앞줄로 하세요.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도 아이들한테는 좋을 것 같아요.

일단 전체적인 느낌부터 말씀드리자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어요.
중간에 암전되는 부분들이 몇 번 있는데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한테 그 부분에 대해
안내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더라구요.
불이 꺼지면 아이들이 무서워하기 때문에
어린이 연극을 시작하기 전에는
아이들한테 그 점에 대해 미리 설명해 주는데
(깜깜해져도 천천히 열까지만 세면 곧 무대가 열린다는 식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그런게 없어서인지
중간에 울려고 하는 애들이 몇몇 있었어요.

아이들이 강아지똥이라는 책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에
내심 그것을 어떻게 무대에서 표현할까에 대해 궁금했었는데
우스꽝스러운 강아지나 볼수록 정이 가는 강아지똥,
얄밉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엄마 닭...
캐릭터 설정이 어린이들한테 딱 어울리더군요.
시각적으로 화려한 부분도 있고,
재미있는 음악으로 아이들 시선을 꽉 붙들기도 합니다.
몇군데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조금 어려운 부분들도 있긴하더군요.
어른들은 보면서 금방 이해할 수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그런 부분은 연극의 특징이기 때문에
그런대로 아이의 상상력에 맡겨두어도 좋을 것 같아요.

참, 우리집은 9살 7살 여자애들이거든요.
끝나고 나오면서 무척 재미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엄마들이 함께 보기에도 좋구요.

연극 보기 전에 책을 보고 가고
연극 보고 와서 책 보면서 이얘기 저얘기 나눠보니까 좋았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
안 보신 분들은 꼭 아이들과 함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