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12-12-12 00:00:00

우병철 기자 [email protected]

[교육연합신문=우병철 기자] 특정한 교육정책을 시범운영하거나 교육방법을 연구 또는 검증하려는 목적으로 시·도 교육청이 지원금을 지급해 운영하는 ‘연구학교’의 예산낭비 요인을 줄이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이성보)가 관련 제도의 개선을 권고했다.     

 

참고로, 연구학교는 교육정책이나 교육방법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보급·활용하기 위해 시도교육감이 지정한 학교에 보조금을 지급한 후 교육과정을 연구·검증토록 하는 ‘정책연구학교’와 교육정책을 시범운영하는 ‘시범학교’가 있다.

 

1951년 제도가 처음 시작된 이후 2011년 현재 16개 시·도 교육청에서 총 3,291개의 연구학교를 운영하며 이들 연구학교에 지원한 예산도 총 약 368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교육정책의 연구나 시범운영 등을 위해 일부 학교에서만 시범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연구학교가 관리·감독이 불가능할 정도로 숫자가 늘고, 방만한 지원금 사용 등의 문제점이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또한, 의견수렴 절차가 미흡해 일선 현장에서 필요한 연구과제가 주제로 지정되지 못하거나, 연구학교 운영시 부여되는 유공교원 승진가점이 나눠먹기식으로 부여되는 사례도 있었다.

 

국민권익위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불필요한 연구과제는 줄이고, 일선 학교의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를 강화하도록 했으며, 지원금을 보다 투명하게 집행하도록 하고, 평가·환류 체계를 마련토록 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만들어 교육과학기술부 및 17개 시·도 교육청에 권고했다.

 

국민권익위가 시·도 교육청, 학교 등 총 30개 기관에 대해 현지․서면 실태조사를 한 결과 나타난 세부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시범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연구학교 운영 비율이 ‘11년 기준으로 전체 학교(유치원 제외)의 27%나 되며, 일부 교육청은 전체 학교의 40% 이상이 연구학교로 운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1년 전체 12,036개 중 27%인 3,291개 학교가 연구학교로 운영됐으며, 울산교육청은 전체학교의 50.6%, 부산교육청 49%, 충북교육청 43.1%, 인천교육청 40.8%를 연구학교로 운영(유치원 제외)됐다. 

 

이로 인해, 연구학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감독이 어려워  지원금이 방만하게 사용되는 등 예산낭비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매년 약 3,000개 이상의 학교가 연구학교로 운영되지만, 시·도 교육청의 노력만으로 수를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교과부장관은 교육정책 추진·교과용도서 검증 등의 목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교육감에게 연구학교 지정을 요청할 수 있으며, 교육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요청에 응하여야 한다.(연구학교에 관한 규칙 제4조제6항)

 

수요보다 지정해야 할 연구학교 수가 많으면 교과부 요청을 이행하기 위해 요건에 맞지도 않는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하는 사례가 있었다.
 
지원금이 연구에 쓰이지 않고 형식적인 보고회 준비, 과도한 회식비, 디지털캠코더 등 연구와 직접 관련없는 물품 구입에 사용되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집행지침이 불명확하고 내역이 공개되지 않아 지원금으로 여행을 가거나 공연을 관람하는 등 연구와 무관한 용도에 사용하거나 연구 수행교사에게 일부 편법적으로 수당을 주는 사례도 있었다.

연구학교를 부실하게 운영해도 제재 방법이 없고, 유공교원 승진 가점은 연구학교 운영에 대한 기여도에 관계없이 나눠먹기식으로 부여되는 사례가 있었다.

 

또한, 연구결과 최종 보고회로 사업을 종료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운영 결과 보고서 공개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아 결과가 다른 학교로 공유되지 못한 채 그치는 일이 많았다.

 

이러한 연구학교 운영과정의 부조리와 예산낭비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권익위는 다음과 같이 제도개선을 하도록 권고했다.

 

장기간 지정되어온 과제나 시·도 교육청간 유사․중복 과제, 정책연구학교와 시범학교간 유사·중복 과제 등에 대한 연구필요성을 재검토해 관리·감독이 가능한 범위 내로 연구학교 수를 줄이도록 권고했다.

 

교과부가 시·도교육청에 연구학교를 지정 요청하기 전에 연구과제별, 학교급별 수요조사를 실시토록 하고, 교과부·교육청에 정한 과제 이외에 학교가 정한 과제로도 연구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자율과제 연구학교 제도’를 신설토록 권고했다.

 

연구학교 지원금 집행이 가능한 대상과 불가능한 대상을 명확히 하고, 연구지원금의 목적외 사용시 연구지원금 환수, 유공교원에 대한 승진 가점 취소, 연구학교 지정 제한 등 제재방안을 마련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했다.

 

연구학교 운영을 평가하고 연구학교 지정 우선권 제공, 지정 제한·승진 가점 부여 대상자 축소 등 인센티브 및 제재 방안을 마련토록 했으며, 기여도에 따라 유공교원 승진가점을 차등화 하도록 했다.

 

끝으로 연구학교 운영결과를 분석하여 연구학교 계속 운영여부 등을 검토하여 연구학교 운영계획에 반영토록 했으며, 연도별 연구학교 지정·운영계획, 결과보고서 및 지원금 세부 집행 내역 등을 에듀넷(중앙교수학습센터)에 공개해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결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국민권익위는 “권익위의 권고가 받아들여지면 연구학교 운영과정 전반의 부조리가 해소됨으로써 보다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출처: 교육연합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