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스타가 눈에 띄는 영화는 바로, 강혜정과 조승우의 캐스팅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영화<도마뱀>. 무언가 위험을 감지하면 꼬리를 자르고 달아나는 도마뱀처럼 조승우의 곁을 말없이 떠났다가 돌아오길 반복하는 강혜정의 아역을 맡은 이가 바로 변주연이다.
주연이가 맡은 아리라는 역할은 비가 오지도 않는데도 노란 우비를 쓰고 다닌다. 우비를 써야지만 저주를 막을 수 있다는 신비소녀 아리라는 역할을 위해 무더운 여름에도 촬영 내내 노란 우비만 입고 다녔다고 한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전쟁 통에 엄마를 잃고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패션 70s>의 어린 준희부터 영화<이대로 죽을 순 없다>의 대한민국 최고 불량 형사 이대로(이범수 분)의 딸 현지, 영화<도마뱀>의 아리까지. 유난히 고생을 많이 하는 역할을 도맡아 했다. 아무래도 ‘귀엽다’는 말보다 ‘연기를 잘 한다’라는 말을 더 좋아하는 주연이의 고집과 뛰어난 연기력 때문이 아닐까.

인터뷰를 위해 쉼 없이 플래시가 터지는 가운데 포토그래퍼의 주문이 다양해진다. “주연이가 지금 엄마한테 혼나서 속상한 기분을 표현해볼래?”, “이번에는 아빠가 주연이의 생일 선물을 사가지고 퇴근하시는 모습을 한번 상상해봐.”,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어떤 표정이 될까?”
주연이를 둘러싼 스탭들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진다. 이미 8편의 영화와 여러 편의 드라마를 찍은 베테랑답게 어떤 요구에도 표정과 동작들이 척척 쏟아진다. 당장 비라도 쏟을 듯한 먹구름 같은 슬픈 표정에서 기대로 부푼 소풍 전날의 설레이는 표정까지, 어느 것이 주연이의 표현력의 정점일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연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묻자 “아무리 촬영이 많아도 학교 수업 만큼은 빠지지 않으려고요. 지금은 피아노랑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구요. 하나씩 새로운 걸 배울 때 마다 힘들긴 하지만 재밌기도 하고 또 나중에 연기할 때 더 좋을 것 같아요.”라며 수줍게 말한다.

실제로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주연이가 보여주는 다양한 표정연기나 대사 처리는 주연이의 다양한 경험과 수없이 반복된 연습에서 나온 것이다. 예쁜 얼굴을 앞세워 순간적인 요령만으로 연기를 하려는 일부 아역스타들과는 달리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역할에 대한 분석을 하는 주연이의 숨은 노력이 곧 성인 연기자가 되어서도 인정 받을 수 있는 자세임을 알게 한다.

너무나 천진해보여서 스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순수한 아이. 열정적인 빨강에서 발랄한 노랑, 수줍은 초록과 차분한 보라색에 이르기까지 맑디 맑은 무지개 빛으로 빛나는 주연이의 10년 뒤의 연기자로서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