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작품과 전시 디자인 공간의 특별함

국립현대미술관은 주변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인공미와 자연미의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한국의 전통적인 공간 구성 방식의 요소를 현대적 요구에 맞게 적용시킴으로써 전통과 현대 감각이 표현되도록 건축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외관은 한국의 성곽과 봉화대의 전통 양식을 투영한 독특한 건축 디자인을 보여준다. 건물의 외부는 은은한 분홍빛이 도는 화강암 소재를 사용했다. 고요하고 안정된 느낌의 건물 형태는 산세에 적절히 어울리는 전통 이미지와 과학적 설비 및 여건을 완비한 현대적 이미지가 적절히 조화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내부는 성곽식의 조각관과 반타원형의 회화관 그리고 이 두 부분을 연결하는 봉화대형 램프코어로 구성된다. 먼저 미술관 로비를 지나면 램프코어를 만난다. 모든 전시실로 통하는 관문이면서 원추형 천장 지붕이 아름다운 전시 공간이다. 그 한가운데는 1988년 설치된 작가 백남준의 비디오 탑‘다다익선’이 있다.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의 빛과 백남준의 다다익선이 빚어내는 전자예술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공간을 연출한다.

램프코어에서 양팔을 벌린 듯 좌우로 펼쳐진 원형 전시실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현대 미술 작품들을 자유롭게 배치해놓았다. 상설 전시실로 실험정신과 동시대적 감성이 가장 두드러진 작품들을 선별 수용하는 이 전시실에서는 회화, 판화, 조각, 공예, 비디오, 설치 작업 등 국내외의 평면 작품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공간을 요하는 입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램프코어를 끼고 우측으로 향한 통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밝고 큰 중앙 홀이 나타난다. 문화예술 행사와 주요 전시회 행사장으로 활용되는 곳으로 입체감 있는 전시 공간이기도 하다. 중앙 홀을 중심으로 말굽형 구조의 전시실이 펼쳐진다. 중앙 부분을 하나의 천장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시원한 공간감을 주고, 천창을 통해 들어온 자연광이 온화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더하는 곳이다. 한국 현대 사진과 판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1950년 이후 시대별 한국 미술사를 조망할 수 있는 회화, 조각 등 다양한 전시가 마련되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방대한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전시 공간을 활보하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