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합신문=김혁수 기자]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이 일일 헌법학 교수로 변신했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조직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본청 직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2일 오전 8층 대회의실에서 ‘교육감에게 듣는 헌법 이야기’ 시간을 마련했다.

김승환 교육감은 이날 특강에서 “헌법은 조문 하나하나가 열려있다. 그래서 해석의 여지가 있으며, 시대 정신을 담아낼 수 있다”며 “그 점이 일반 법률과 헌법의 큰 차이이다”라고 말했다. 헌법을 정확히 해석하기 위해서는 헌법 각 조문에 얽힌 이야기(역사)를 이해해야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헌법 제7조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에 대한 조문은 권력자들이 공무원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된 조항이며, 제31조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은 교육제도에 정치권력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 교육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시된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있다’라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나라 헌법은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고 있으며, 1919년 4월 11일 상해임시정부가 발족하면서 만들어진 헌법을 기반으로 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김 교육감은 미국과 독일, 우리나라 헌법의 차이를 들어 설명하면서 미국 헌법은 제1조 제1항에 ‘이 헌법에 의하여 부여되는 모든 입법권(立法權)은 합중국 의회에 귀속한다. 합중국 의회는 상원과 하원의 양원으로 구성된다’라며 입법권을 강조하는데 반하여, 독일 헌법은 ‘인간의 존엄성은 훼손할 수 없으며 이를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임을 명시하고 인권을 가장 중요하게 표현했다. 이것은 나치정권에 의해 인권이 위협받은 독일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조항은 대한민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군주제로 돌아갈 수 없으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를 위한 수단이 될 수 없고, 스스로 존재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 헌법의 기본원리는 ‘민주주의, 법치국가, 권력분립, 문화국가의 원리’로 구성되며, 이것은 헌법을 지탱하는 원리이자 불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특강에서 김 교육감은 헌법의 의미와 역사적 배경, 다른 국가들의 헌법과의 차이 등을 자세히 설명해 헌법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했다.

특히 헌법의 각 조문별 의미를 소개하며 헌법 속에 어떠한 내용이 담겨져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 헌법학자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김승환 교육감은 “우리 헌법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잘 만들어져 있지만, 문제는 안 지켜진다 라는 점에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육감은 헌법은 헌법현실에 의해서 자기 모습을 드러내고 관철시켜 나가며, 헌법학 용어로 ‘헌법규범은 헌법현실을 바라보고, 헌법현실을 통해 헌법규범이 실현된다’고 마무리했다.

출처: 교육연합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