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원희엄마

등록일 :2003-05-15 21:25:37

조회수 :6,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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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길에 애니라고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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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중의 하나인듯한데 알수없음.......


울 아이가 신기한 스프 보고 와서 집에 오는 전철안에서 그린 그림들이에요
울아이는 5살이라서 아직 글을 모르지만..
공연을 보고오면 꼭 그림으로 남기더라고요...


애경라지님의 글입니다.
> 초등 2학년 조카의 후기를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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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y 1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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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range S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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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절반쯤 채워진 유리잔을 보며 “half full”라고 느끼는 것과 “half empty”이라 생각하는 차이에서 오는 결과는 상당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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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것에도 의미를 붙이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를 오래도록 음미하며 행복해지기도 한다. 나의 만족감을 수치로 따져보자면 50 % 정도이다. 백분율로 본다면 절반 밖에 안되지만 나에게는 언제나 100 %를 능가하는 숫자였다. 세워진 목표의 정상에 오르자면 기대치가 높아야 한다지만, 터질듯한 방대한 계획은 오히려 꺾이기 쉽다는 사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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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 가훈이다: Don’t make vast pl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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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양가가 아무리 많은 음식일지라도 너무 많이 먹게되면 배탈이 나게되는 법, 그 반면 절반 정도채워진 위 (stomach)는 희망을 쫒아서 빈 그릇을 채워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적당한 배고픔이 있기에 끊임없는 목마름과 함께 목표를 향해 걸어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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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오랜동안 나의 인생의 모토가 되어 주었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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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ver give up your hopes. Let them walk with you while traveling your path. It has been, and will always be the motto of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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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유~, 어젯밤 나의 지식이 짧은 관계로 공들여 쓴 다이어리를 몽땅 잃어 버렸다. 황당하기도 하고 분하기도 했지만 나의 그릇이 적은걸 어찌하리. 그래서 버릇처럼 이렇게 의미를 붙여 본다. 컴퓨터란 기계에 대한 냉소적이었던 내 마음에 따듯함을 불어 넣으라고 꾸짖는 소리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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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사소한 소리는 접고 본론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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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전시 나들이 게시판을 드나들다가 가끔씩 섭섭한 생각이 들곤 하였다. 물론 쑥쑥 사이트가 어른들의 공간 (?)이란 것은 알고 있지만 이 게시판에 어린이들의 시각에서 본 후기도 올라왔으면 하는 서운함이었다. 왜나하면 대부분의 공연이나 전시의 타겟 그룹이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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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을 본 후기를 글쓰기로 연장시키기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순순함이란 강력한 무기 (?)를 지니고 있다. 시간내에 마쳐야할 부담감도, 누군가에게 내보이려 자랑할 일도, 지식이 높은 사람들로 부터 비평을 받아야할 일도 없다. 그러나 글로 또는 그림으로 마음을 펼칠 수 있는 동기를 부여 받을 필요는 있다. 자극제를 창조해주는 부분이 바로 어른들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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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나 그림은 만국 공용어 이다. 언어의 기지게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본다. 반면에 글쓰기는 등에 짊어지는 지게처럼 부담감이 없지는 않지만 내 나라 말인 모국어인 경우 부담이 덜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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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국어의 완성도는 외국어의 성숙도를 좌우할만큼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모국어의 모근이 튼튼할때 외국어의 모질도 비례하여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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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한 스프를 황홀지경으로 쏘옥 빠져 관람 했다던 조카를 보고서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멍석을 깔아준 내 아우 덕분에 조카의 후기라고 할 수 있는 글과 그림을 받아 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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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연극이니만큼 그나라의 언어를 한마디쯤은 써야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글 중에 영어라고는 딱 두 단어, 그것도 의성어뿐이지만 혼자서 팜플렛을 뒤져서 찾아 썼다고 한다. 이정도면 외국어에 대한 예의는 갖추고 있다는 나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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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조카는 초등학교 2학년으로 책 읽기를 무척 좋아하며, 아직은 영어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있지는 않다. 외국어를 의사 소통을 위한 또 다른 수단인 언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외국어에 대한 거부도 적극성도 없는 무덤덤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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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쪽 귀퉁이에 보면 성다은의 글과 그림이었노라고 밝힐줄 아는 당당하고도 예의바른 조카이기도 하여 자랑스럽기만 하다. 이번 여름 방학을 정점으로 쑥쑥의 바다에 빠뜨려 볼까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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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이 4부작이다. 연극을 대변한 그림이라서 무대가 달라져야 된다는 조카의 주장이다. 그리하여 바탕에 막과 막을 구분한 듯 구불구불하게 그려진 선도 제각기 다르고, 그림을 에워싸고 있는 테두리도 네모, 꽃 모양, 한쪽이 움푹 일그러진 원, 다이아몬드 형태로 모두 다르다. 평면 위에 펼쳐진 무대 장치 소품 정도라고 하면 얼추 맞아들어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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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하지는 않지만 문장부호의 쓰임새에 감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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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만 더 실수하면 수프는 없다!’고 말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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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멀맨, 쌍둥이, 거미를 삼키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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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a-a-ah Etchi! et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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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그림이 좀 흐릿해 보여서 아래는 그림을 하나씩 확대 분리하여 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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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해몽이 배보다 배꼽이 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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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은 저에게 오래도록 기쁨을 주게 될 것입니다. 색다른 즐거움을 맛보게 해준 조카 다은이에게 고마움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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