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는 그릇, 옹기에 대한 호기심

우리가 매일 쓰는 사소한 물건들도 언젠가는 박물관에 전시될 날이 올 터. 아닌 게 아니라 옹기를 보면 그날이 그리 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 100여 년 전만 해도 가가호호 옹기 없이는 제대로 된 살림살이를 갖추었다고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문물이 들어오고 옹기를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겨나며 옹기는 점차 그 모습을 감추었다. 우리 일상의 면면을 고스란히 간직한 옹기들이 그나마 박물관을 통해 흔적을 남기고 있다는 게 다행스러울 정도다.

쌍문동에 자리한 옹기민속박물관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삶이 담겨 있는 옹기의 뿌리를 찾고, 그 발자취를 더듬어 현대 문명에 의해 퇴색해가는 옹기 문화를 재조명하고자 설립되었다. 더불어 이를 잘 보존하는 것은 물론, 우리 민족만이 갖고 있는 옹기와 민속의 맥을 좀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 또 현장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전시실에는 곡식, 장류, 김치, 젓갈류 등을 보관하던 식생활 옹기를 비롯해 거름통, 요강, 화로, 굴뚝, 독우물 등 주거 생활용과 악기용 옹기 그리고 업단지, 신주단지 등 민간 신앙용 옹기가 전시되어 있어 서민 생활 깊숙이 자리했던 옹기 문화의 전반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간장, 고추장 담그는 방법부터 각종 옹기의 용도와 역사 등 전통 민속 문화와 옹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장을 마련하고 있어 유용하다. 

다양한 체험의 장

옹기민속박물관에서는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직접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보는 도예 교실을 비롯해, 차를 마시며 교양을 쌓고 예절을 익히는 다도 교실, 왕실과 사대부, 서민 계층 모두에게 깊숙이 자리잡고 있던 민화를 배워보는 민화 교실 등이다. 1개월에서 3개월짜리 코스도 있으나 1일 체험 교실도 수시로 열린다. 또한 아이들의 방학과 동시에 시작되는 흙 체험, 우리 그림 그리기, 색지 공예, 닥종이 공예 특강도 마련된다.

전시실 또한 지하 1층 옹기 전시실 외에도 지상 1층 단청 전시실, 지상 2층 민속 생활용품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야외에는 민속 체험관과 다양한 석조물, 현대 조각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단청 전시실에는 사찰과 궁궐의 전통 단청 문양 800여 종이 천장에 그려져 있다. 민속 생활용품 전시실에는 관혼상제, 무속 신앙 용품이 함께 전시되어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민속 체험관에서는 맷돌도 돌리고, 다듬이질도 해보고, 지게도 져보고, 절구질도 해보는 등 다양한 체험의 장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