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13-08-08 00:00:00

우병철 기자 [email protected]

[교육연합신문=우병철 기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는 7일 교육부에 ‘일반고 지원 강화를 위한 건의서’를 전달하고, 내년 고교에 도입 예정인 성취평가제를 일반고의 준비와 여건이 성숙할 때까지 유보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는 일반고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권 확대 및 특성화 지원, 우수학생 유치 및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 학교재정 총액배분으로의 실질 전환, 직업교육기능 강화 등의 지원방안도 함께 요청했다.

 

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성취평가제에 대한 학교 현장의 이해와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이를 강행할 경우, 일반고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교의 평가는 대입 전형자료를 제공하는 측면이 강한데 성취평가에 대한 준비가 부족할 경우, 성취평가 자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대학이 내신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럴 경우 논술과 수능비중이 높아지고 특목고나 자사고가 우대받음으로써 일반고 위기가 더 가중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한국교총이 전국 고교 교원 7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취평가제 인식조사’(7.31~8.5) 결과에서도 교원의 85.8%가 ‘성취평가제 도입으로 대학이 내신반영을 줄이고, 논술과 수능비중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응답하고, ‘성취평가제가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응답도 80.0%에 달했다.

 

성취평가제 준비정도에 대해서는 82.3%가 ‘미흡하다’고 답했고, 성취평가 결과 6단계(A-B-C-D-E-F)와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을 함께 제공하더라도 ‘일반고 학생의 상대적 불이익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69.8%나 됐다.

 

이와 관련, 38.8%의 교원이 성취평가제 도입을 ‘1, 2년 연기’할 것을 요구하고, 46.2%는 아예 ‘현행 상대평가제(9등급제) 유지’를 답하는 등 성취평가제 도입에 부정적인 견해가 85.0%에 달했다.

 

교총은 “성취평가제 도입에 대한 학교의 준비 부족, 일반고의 상대적 불이익 및 평가 부작용 등을 고려해 일반고의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유보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교총은 또한 고교 다양화 정책 이후, 경쟁력을 잃고 있는 일반고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강력한 지원방안도 함께 요청했다.

 

건의서에서 교총은 “일반고의 경우, 특목고와 자사고, 특성화고 등에 비해 학교 특성화를 위한 예산 지원의 불충분 및 경직성, 교육과정 편성 및 학교운영 자율권 부족 등으로 우수 학생 유치 및 교육 내실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교 개별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에서 여타 학교와의 공정한 경쟁을 위한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권 확대 및 특성화 지원’을 요구했다. 특목고·특성화고·자율고가 필수이수단위가 72단위(자사고 58단위)인데 반해 일반고는 116단위로 특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교육과정 자율권 요청시, 자율학교 지정·지원 및 학교별 특성화 전략에 맞는 교육과정 모델 지원을 건의했으며,  ‘우수학생 유치 및 학교 여건개선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학교 요청 시, 면밀한 컨설팅을 실시하고 취약부분에 대해서는 맞춤형 지원(교육시설 낙후 시, 시설 선진화 예산 지원 등)도 요구했다.

 

또한 ‘학교재정의 총액배분으로의 실질적 전환’도 촉구하며 학교 재정 중 목적사업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고교의 경우 약 60%) 학교가 교육여건, 학생특성에 맞는 특화사업을 펴기가 어려워 교육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교총은 “학교재정을 가능한 총액배분으로 전환해 단위학교 책임경영을 구현하고 교육성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일반고 직업교육기능 강화’도 제안했다.

 

진학보다는 취업으로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에 대해 직업기술교육과정 제공, 인근 특성화고 등과 연계된 실습교육, 교육지원청 단위의 진로컨설팅센터 설치·운영 등의 제도를 마련하고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출처: 교육연합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