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성수대교 남단 LG패션 뒤 건물 하나가 새로 들어섰다. 그리고 첫날부터 축하의 화환들이 줄을 이었다. 갤러리 현대의 강남분관의 개관식이었다. 전시 면적만도 층별로 1320제곱미터가 넘으니 청담동에서도 초대형 미술관이었다. 330제곱미터가 넘는 복층 구조의 전시장은 강남에서 PKM 트리니티 갤러리 이후 갤러리 현대 강남이 두 번째다. 하지만 갤러리 현대의 강남 진출을 규모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큰 실수다. 여타 갤러리의 이전이나 분관과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1970년대 인사동에 화랑을 연 갤러리 현대는 상업 화랑으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갤러리다. 지금도 사간동 갤러리 골목의 핵심 갤러리다. 그러니 갤러리 현대가 강남에 분관을 연다는 것은 최근 청담동 갤러리 열풍의 방점을 찍는 것이라 하겠다.
갤러리 현대는 박수근, 김환기, 유영국, 백남준 등 한국 미술의 거장들의 전시를 진행했던 만큼 강남에서도 이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규모는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4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하 1층에서는 상설전이 열리고 1층과 2층에서는 국내외 중진 작가들의 전시가 열린다. 특히 3층의 갤러리 공간은 의미심장하다.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의 전시가 주를 이룬다. 신진 작가 발굴에도 좀 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겠다는 뜻이다.

의류 매장과 카페 등 소비 문화 중심인 강남에 갤러리 현대가 문을 열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세련되고 차분한 외관만큼 수준 높은 국내외 작가들의 전시를 기대해봐도 좋을 듯싶다. 역량 있는 신진작가들을 발굴하는 일에도 활발히 나설 계획이라니 강남의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로 떠오르기 충분하다. 언제 어느 때 찾아도 의미 있는 전시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윈도 갤러리는 그런 의지의 표현이다. 윈도 갤러리는 작품에 자연광이 직접적으로 비추기 때문에 작품에 손상이 될까 우려해 갤러리들이 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대중에게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백화점 쇼윈도처럼 밖에서도 전시를 보며 오갈 수 있으니 갤러리의 문턱이 한층 낮아지는 셈이다.
사간동에 있는 갤러리 현대는 1995년부터 메인 전시회와는 별도로 윈도 갤러리를 운영해오고 있다. 윈도 갤러리는 가능성 있는 신진 작가들의 데뷔와 상업적 가능성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갤러리 현대의 강남 진출을 미술 상업뿐 아니라 대중과의 교감에도 무게를 두는 이유다. 지금 압구정과 청담동 일대는 새로운 문화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그 중심이 될 갤러리 현대 강남의 행보는 미술애호가는 물론 일반 대중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한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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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적인 느낌의 갤러리 현대는 계단마저도 작품의 일부로 녹아든 듯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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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구를 소재로 정물화, 정물 사진, 정물 조각 등 다채로운 형식을 통해 정물화를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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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 현대는 입구에 설치된 베르나르 브네의 조각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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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화와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정물 작품을 모은 '사물의 대화법' 전시가 열렸던 당시 갤러리 현대 강남의 전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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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면을 하얗게 칠하고 숯으로 만든 가방을 통해 모사품이라도 갖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나타냈던 박선기 작가의 전시 당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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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 전시 공간 국내 최대를 자랑하는 만큼 전시장을 이동할 때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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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지 하1층, 지상 3층의 갤러리 현대 강남이 개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