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정서와 향수를 빚어온 소연(素鉛) 임수현의 노력과 깊은 심연이 베어있는 한국 옛 인형일기는 흙내음 나는 우리 어머니들의 모정을 옛 인형들에 담아 엮고 있다.
1985년부터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소연(素鉛)은 어릴 적 색동저고리를 입은 파란 눈 인형에서 느낀 거부감이 오래도록 기억에서 가시지 않았는데, 이로인해 훗날 한국 옛 전통 인형을 빚는 소임을 더없이 소중하게 여길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이 소명을 허락하신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마음을 모두어 드린다고 했다.
소연(素鉛)의 옛 인형은 주로 어머니를 주제로 한다. 손수 물을 들여 손공과 재봉틀로 가족들의 옷가지를지어 입히신 어머니들의 거친 손 마디를 기억하며 인형들의 무늬진 마음을 짓는다. 그래서 그녀가 빚는 것은 옛 인형이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어머니의 마음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주제는 교회사다. 마포구 합정동 절두산순교기념관(영구보존(전) 소장)과 대구시 관덕정 순교기념관(영구보존전 소장)에는 우리나라 천주교의 순교사를 빚은 소연(素鉛)의 인형들이 소장되어 있다.
소연(素鉛)은 1700년대 후기의 전통민속 작품과 1795년부터 1887년까지의 천주교회사를 빚었다. 이 과정에서 인간문화재 정정완 선생에게 침선을 수료하고 이화여대 유희경 교수에게서 전통 복식 이론을 배웠다. 조선시대 전통 머리 모양새를 전수해준 고 석주선(단국대 前 관장) 선생은 소연(素鉛)의 아호 첫 자를 지어줄 만큼 깊은 애정을 가졌다.

혼을 담아 빚다

소연(素鉛)은 옛 인형을 만드는 데 혼을 담는다. 먼저 마음과 정신을 모아서 인형의 소재를 구상하고 그 시대 흐름에 합당한 가문들과 우리 문화 고유의 정서가 베어 있는 모습을 담아 얼굴과 표정을 빚는다. 몸체는 때에 따라 자료가 다양하며 순서도 각기 다르다. 그러나 한국 전통 색감이나 문양에 있어서는 성별에 맞도록 우리의 자연색을 물들이고, 특히 신유박해 200주년 기념자료와 대구대 순교사 자료에는 자신의 머리를 끊어 눈썹과 수염을 붙이고 심는다.
빚어진 얼굴과 몸체를 연결하여 말리는 과정에서 수작업으로 옷을 짓는데, 주로 무명, 항라, 명주, 무명베, 삼베, 면, 광목, 사(비단), 옥단목(포플린) 천을 재료로 한다. 관모, 신발, 노리개 등의 소품은 각 자료마다 그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고증을 사실적으로 온전히 영구한 유품이 되도록 재현한다. 왕실의 왕비부터 천민까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작업하는 과정도 있는데, 소연(素鉛)은 앞으로 조선시대 500년사에 이르는 작업과 한국 천주교회사(103위 성인전(사))와 각 교구별로 한국의 모든 성인 순교자들의 신앙 증거 자료 생활사를 제작 완수하고 싶다고 전했다.
섬세한 손길로 빚어진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의 전통에 대한 무수한 배움의 시간이 긴요했던 까닭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완성해가는 과정은 신성하기까지하다.
소연(素鉛)은 인형을 통해 우리 어머니들의 생활사에 베어있는 나눔의 정서와 순교의 정신이 후손들에게도 반영되어 그 뜻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옛 인형일기 그 집에는 하늘과 땅을 잇는 무지개가 그 빛을 발하리라는 희망을 전했다.

※ 소연(素鉛)의 작품 소재와 관련된 자료는 작가의 동의하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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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옛 인형일기, 소연(素鉛)'의 작품 '모녀 피리(1960년대 배경, 2009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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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옛 인형일기, 소연(素鉛)'의 임수현 선생 한옥 작업실 앞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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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옛 인형일기' 우리네 어머기의 손길로 수놓은 공예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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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정부부(이순이 누갈다, 유중철 요한, 1799년 배경자료, 2009년 作)’는 한국 교회사를 테마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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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옛 인형일기(성탄), 초야의 움막집(소연(素鉛)), 초대 교회 박해 시 피신해 있는 교우촌(1800년 신자들, 2009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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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즈넉한 한옥에 자리한 2009년 '한국 옛 인형일기' 그 집, '조선시대의 이름없는 무명 순교자(소연(素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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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건 성인의 탄생(1821년~1846년 새남터에서, 1998년 作, 절두산 성지 박물관 영구보존자료 신유박해 200주년 소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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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정 순교자(1795년~2001년 옛인형일기 그 집 보존, 2002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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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일 성인의 순교(1867년 1월 21일 관덕정에서, 2006년 12월~2007년 3월 제작완성, 관덕정 영구보존자료 소장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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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67년 관덕정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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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모 신부가 최인길 마티아집에서 (1795년 6월 이후 - 1801년) (북촌) 강완숙 골롬바집[여성 첫 공동체 회장]으로 피신 궁녀들과 동정녀들을 모아 혹독한 박해 중 밤에 몰래 드리는 부활절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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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 2001년 2월 제작) [ 2001년 4월 15일] [한국 천주교회사 신유박해 200주년 기념자료] (절두산 성지 박물관 영구보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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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전후기 홍원삼을 입은 왕비 (성모 승천 대축일 기념 자료 作, 2008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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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삼을 입은 한국 성모마리아(상) 모습 (성모 승천 대축일 기념 자료 作, 2008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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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빔(1900~1960년대의 모녀상, 1993년 作, 언덕 위의 집에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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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틀, 길쌈 잣기(1995년 作, 언덕 위의 집에서 완성)
  
※ 손공으로 마음을 지어주신 어머니의 정성을 기리며
그 시절 어느 집에나 일고여덟 명의 아이들이 자라났고 밤낮없이 윗집 아랫집에서 사갈사갈 재갈재갈 손재봉질 발재봉질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만 뜨면 천을 떠다 아이들은 물론 시할머니, 시동생, 시누이 것까지 깁고 짓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나의 어머니도 내가 열세 살이 되도록 손수 옷가지를 지어 입혀주신 기억이 새롭다. 지금도 지니고 있는 털옷을 꺼내 입을 때마다 그 손길이 느껴지기에 돌아보니 인고의 마음을 추스르시려 옛 아녀자들 물레질하고 베를 짜며 아리고 쓰린 맘 삭이듯 짜낸 실타래 다 모두면 아마도 사대부 장손집 쌀뒤주에 그득 차리라.
- 임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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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빔(1900~1960년대의 모녀상, 1993년 作, 언덕 위의 집에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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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틀, 길쌈 잣기(1995년 作, 언덕 위의 집에서 완성)
  
※ 손공으로 마음을 지어주신 어머니의 정성을 기리며
그 시절 어느 집에나 일고여덟 명의 아이들이 자라났고 밤낮없이 윗집 아랫집에서 사갈사갈 재갈재갈 손재봉질 발재봉질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만 뜨면 천을 떠다 아이들은 물론 시할머니, 시동생, 시누이 것까지 깁고 짓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나의 어머니도 내가 열세 살이 되도록 손수 옷가지를 지어 입혀주신 기억이 새롭다. 지금도 지니고 있는 털옷을 꺼내 입을 때마다 그 손길이 느껴지기에 돌아보니 인고의 마음을 추스르시려 옛 아녀자들 물레질하고 베를 짜며 아리고 쓰린 맘 삭이듯 짜낸 실타래 다 모두면 아마도 사대부 장손집 쌀뒤주에 그득 차리라.
- 임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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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삼을 입은 한국 성모마리아(상) 모습 (성모 승천 대축일 기념 자료 作, 2008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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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빔(1900~1960년대의 모녀상, 1993년 作, 언덕 위의 집에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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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틀, 길쌈 잣기(1995년 作, 언덕 위의 집에서 완성)
  
※ 손공으로 마음을 지어주신 어머니의 정성을 기리며
그 시절 어느 집에나 일고여덟 명의 아이들이 자라났고 밤낮없이 윗집 아랫집에서 사갈사갈 재갈재갈 손재봉질 발재봉질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만 뜨면 천을 떠다 아이들은 물론 시할머니, 시동생, 시누이 것까지 깁고 짓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나의 어머니도 내가 열세 살이 되도록 손수 옷가지를 지어 입혀주신 기억이 새롭다. 지금도 지니고 있는 털옷을 꺼내 입을 때마다 그 손길이 느껴지기에 돌아보니 인고의 마음을 추스르시려 옛 아녀자들 물레질하고 베를 짜며 아리고 쓰린 맘 삭이듯 짜낸 실타래 다 모두면 아마도 사대부 장손집 쌀뒤주에 그득 차리라.
- 임수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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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빔(1900~1960년대의 모녀상, 1993년 作, 언덕 위의 집에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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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틀, 길쌈 잣기(1995년 作, 언덕 위의 집에서 완성)
  
※ 손공으로 마음을 지어주신 어머니의 정성을 기리며
그 시절 어느 집에나 일고여덟 명의 아이들이 자라났고 밤낮없이 윗집 아랫집에서 사갈사갈 재갈재갈 손재봉질 발재봉질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만 뜨면 천을 떠다 아이들은 물론 시할머니, 시동생, 시누이 것까지 깁고 짓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나의 어머니도 내가 열세 살이 되도록 손수 옷가지를 지어 입혀주신 기억이 새롭다. 지금도 지니고 있는 털옷을 꺼내 입을 때마다 그 손길이 느껴지기에 돌아보니 인고의 마음을 추스르시려 옛 아녀자들 물레질하고 베를 짜며 아리고 쓰린 맘 삭이듯 짜낸 실타래 다 모두면 아마도 사대부 장손집 쌀뒤주에 그득 차리라.
- 임수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