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기는 영화 「마음이」에서는 가슴 끝까지 미어지게 하는 뭉클함을, SBS 드라마 「소금인형」에서는 현지인 못지 않은 능수능란한 사투리를 구사해 도저히 같은 아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또 각종 CF를 섭렵하며 이보다 더 귀여울 수는 없는 모습으로 구매욕구를 자극시킨다.

사실 향기가 처음부터 모델에 관심 있었던 것은 아니다. 모델은 향기 오빠가 먼저 시작했다. 하루는 잡지사 오디션에 따라 갔다 우연히 기자의 눈에 띄어 잡지 표지 촬영을 했다. 그게 29개월 때였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달 잡지를 보고 CF를 찍어보지 않겠냐는 연락이 왔다. 경험도 없는데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상대배우였던 정우성이 깜짝 놀랠 만큼 깜찍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굵직굵직한 업체들의 광고를 찍으며 시청자들에게 향기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해야겠다는 목표는 없었지만 언젠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섭외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틈틈이 발음연습을 시켰다.

사실 광고 촬영은 고되다. 영화나 드라마는 흐름대로 쫓아가면 되지만 광고는 동일한 장면을 수십 번씩 촬영을 한다. 또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찍기 위해 표정연기를 밤새 하다 보면 향기도, 지켜보는 엄마도 힘들다.

그래서 향기는 CF 보다는 영화나 드라마 촬영을 더 좋아한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은 CF와는 다르기 때문에 발음, 표정이 모두 좋아야 한다. 다른 아이들은 아카데미를 다니기도 하지만 향기는 SBS 드라마 소금인형 찍을 때 부산 아이로 출연하기 위해 사투리를 배운 적 말고는 따로 연기지도를 받은 적이 없다. 대신 엄마가 먼저 대본을 읽어주고, 전체 줄거리, 캐릭터 성격, 주변 환경 등 가이드라인만 설명해주면 나머지는 향기가 알아서 파악을 한다.

사실 키즈 모델은 아이도 중요하지만 엄마 역시 중요하다. 작품 선택에서부터 촬영장에서 아이가 자신의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컨디션 조절도 해줘야 한다. 또 함께 촬영하는 스테프에게 인사하는 버릇을 들어주기 위해 아이보다도 먼저 인사를 하고 다녀야 한다. 촬영할 때 밤새는 경우는 비일비재하고 아이의 스트레스도 풀어줘야 한다. 또 에이전시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 출연료 문제까지 협의해야 한다.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결코 화려하지 않다.

아직은 향기가 모델이나 연기하는 것을 재미있어 해서 다행이지만 만약 싫어하거나 지쳐 보인다면 주저 없이 활동을 그만둘 예정이다. 많은 아이들이 키즈 스타를 꿈꾸지만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키즈 스타를 꿈꾼다고 모두가 연기학원을 다니는 것보다는, 경험을 통해서 실력을 쌓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 향기 어머니의 설명이다. 또 키즈 스타는 환경과 여건이 모두 맞아야 하므로 신데렐라 같은 스타탄생은 어렵다. 내 아이가 조금 끼가 있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또 아이가 무엇보다도 즐겨야 하므로 부모는 아이가 즐거운 기억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지금 향기는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있다. 매주 SBS 「동물농장」 촬영을 위해 강아지부터 뱀까지 만져야 하지만 징그러워 하기 보다는 오히려 향기가 촬영을 기다릴 정도로 관심이 많다. 또 영화 「방울토마토」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이라 학업에 부담도 없고, 학교에서도 향기의 활동에 적극 도움을 주고 있다. 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촬영장에서도 틈틈이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기도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아이지만 책임감이 강한 향기의 10년 후 모습이 기대된다.